[2004 shanghai]상해택시

푸른행성의 行

2004-05-06 12:59:49



상해에서 택시를 잡을 때 놀란 것은 줄을 서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도 택시 승강장이 있기는 하지만 길거리 아무데서나 택시를 탄다.
물론 그런 점도 상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택시를 잡을 때 먼저 있던 사람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을 배려하지 않았다.
빈 택시가 보이면 서로 먼저 타려고 뛰어다녔다.
설사 택시를 먼저 잡았다고 하더라도 문 열고 자리에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이다.
처음에는 그런 사정을 몰랐고, 알고 난 후에도 습관이 되지 않아 머뭇거리다 택시를 놓쳤다.
몇 번 그런 일을 당하고 나니 안면몰수하고 택시만 보이면 달려가 잽사게 탔다.

문제는 택시를 타고 난 후에 일어났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목적지를 말하면 위치를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었다.
거기를 어떻게 가냐고 묻기 일쑤였다.
길을 잘 모르는 사람이 편하게 이동하기 위해 타는 교통수단인데 황당했다.
우리보다 땅덩이가 크고 길을 복잡해서 그런가 보다.
그러니 상해에서 택시를 타려면 길을 안내를 해주던가 아니면 지도를 들고 다녀야한다.
한번은 豫圓(엄청 유명한 곳임)을 모르는 기사도 만났다.

그리고 기사의 운전솜씨는 가히 경이롭다.
우리나라 기사들이 험하게 운전한다고 하지만 이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앞자리에 앉는 것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와 같았다.
차량 사이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고 급출발에 급제동까지.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상해택시는 여간해서 승차거부를 하지 않는다.
반대방향에서 탔다고 길 건너가서 타라고 하지 않고 알아서 유턴해서 간다.
조금은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승객들과 실랑이를 하지 않는다.
짐이 있으면 트렁크에 실어주고 내려주는 친절한 기사들이었다.

상해에서 으뜸가는 택시는 大衆택시이다.
상해택시 서비스부문에서 1등을 했다고 한다.
불친절하거나 길을 돌아서 가 요금이 많이 나오면 전화를 해 환불을 해 준다고 한다.
택시를 타면 앞좌석에 기사 면허증이 붙어 있는데 숫자가 빠를수록 오래된 기사이고,
별이 많을수록 뛰어난 기사-한국으로 치면 모범기사-이다.
별이 많고 오래된 기사가 길을 더 잘 아는 것 같았다.

상해택시는 대부분 폭스바겐이었는데 낡고 공간이 좁았다.
워낙 험하게 운전하기 때문에 승차감이 별로였다.
한 번은 상해역앞에서 벤츠 택시를 본 적이 있어 꼭 타 보고 싶었다.
상해에 500대 정도 있다고 하는 데 상해사람들도 타려고 중앙선까지 넘어가며 잡는다고 하였다.
귀국 전날 운 좋게 그 벤츠택시를 탈 수 있었다.
새로 나온 차답게 깔끔하고 승차감이 무지 좋았다.
기사도 얌전하게 운전하고 에어콘까지 틀어 주었다.
상해사람들도 타기 힘들다는 택시를 타고 나니 기분도 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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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6